그림 그리는 이야기(2)
그림 그리는 이야기(2)
사람들은 다시 그림을 그려보자고 했습니다.
커다란 백지 앞에 다시 모였습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아무 말 없이 서로 눈치보며 주저거리는 것 같더니, 그 중에 한 사람이 누군가 먼저 그려야 할 것 아니냐고 말하면서 한 구석에 자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던 또 다른 한 사람이 용기를 내어서 자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한 두 사람이 자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자 갑자기 서로 경쟁이나 하듯 우르르 사람들이 몰려들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서로 그림을 그리려고 달려들다 보니 서로 부딪치고, 밟히고, 야단법석이 시작되었습니다.
"좀 저리 가요! 내가 그림을 그릴 자리란 말예요!"
"이 자리가 당신만 그림을 그리는 자리란 말예요? 당신이 좀 저리 비켜요! 내 그림이 얼마나 멋있는 그림인데.... 그까짓 당신 그림 가지고 그러는 겁니까?"
"내 그림이 뭐 어때서요? 당신 그림은 뭐 잘난 것 있습니까? 당신이나 저리 비켜요!"
사람들은 서로 자기 그림을 많이 그리려고, 백지를 더 많이 차지하려고 신경전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어떤 한 사람이 싸우다 못해 백지 한 구석을 부욱 찢어 가지고 옆으로 가서 자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던 다른 사람들도 저마다 자기가 그리고 싶은 넓이 만큼 백지를 찢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서로 많이 찢어가려고 난리가 일어나더니 결국 백지는 갈기갈기 찢어지고, 사람들도 이리 저리 흩어졌습니다. 어떤 이는 혹이나 자기 그림을 빼앗길까 멀리 도망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는 빈 백지도 남지 않았습니다. 여기 저기 찢겨나간 백지 조각만이 마치 휴지처럼 이리 저리 바람에 날리고 있었습니다.
그림을 그리려고 왔다가 백지 조각 하나도 만져보지 못한 나머지 사람들은 그 모습을 멀리서 보고 있다가 말했습니다.
"백지라도 남겨두지..... 그러면 우리라도 그림을 그릴 수 있잖아? 그거 참....."
사람들은 쓸쓸히 하늘을 바라보며 하나 둘 또다시 흩어졌습니다.
크리스천이 세상 사람들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아니 달라야 한다면 무엇이 달라져야 할까요? 분명 크리스천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새로운 사람이 되었다고 하는데, 어떤 점이 새로워진 것일까요?
너무나 쉬운 답인 것 같은데,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크리스천들은 그 답을 자꾸 외면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아니 너무나 쉽고 분명한 답이기 때문에 유치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면서 더 고상하고 철학적인 답을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