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을 통하여 하나님을 만나다
(왕상 17-21장에 나타난 엘리야에 관한 묵상)
엘리야가 부르심을 받은 이유는무엇이었을까? 그의 등장은 17장 1절에서 시작된다. "길르앗에 우거하는 자 중에 디셉 사람 엘리야가 아합에게 말하되 내가 섬기는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내 말이 없으면 수 년 동안 비도 이슬도 있지 아니하리라 하니라."
이것은 아합에 대한 선전포고와도 같았다. 아합의 우상숭배와 폭정이 극에 달하여 성경은 "아합이 그의 이전의 모든 사람보다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더욱 행하여"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의 아내 이세벨은 더했다.
이렇게 선전포고를 해 놓고 하나님은 엘리야를 요단 앞 그릿 시냇가에 숨게 하신다. 엘리야의 예언대로 비가 오지 않는 동안 엘리야에게 시냇물과 까마귀를 통해 고기와 떡을 주시어 생명을 유지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시냇물이 마르자 이제는 시돈의 사르밧 과부를 통해서 먹이시고 보호하신다. 그 때 그는 하나님께서 어떻게 능력을 행하시는가를 생생하게 체험한다. 과부의 가루통과 기름 병에는 항상 가루와 기름이 가득했다. 또한 과부의 아들이 죽었을 때에는 다시 소생케 하시는 역사를 행하셨다.
여러 날 후에 엘리야는 드디어 아합 왕을 찾았고 거짓 신인 바알과 하나님과의 직접적인 대결이 있을 것임을 선포했다. 그 유명한 갈멜산에서의 대결이었다. 거짓 신인 바알의 선지자들은 불을 내리지 못했고, 하나님은 불을 비처럼 내리셔서 번제물과 나무와 돌과 제단 주위의 물까지 완전히 마르게 하셨다. 엘리야는 바알와 아세라 선지자 도합 850명을 기손 시내에서 진멸하였다.
그러자 엘리야에게 위기가 닥쳤다. 아합의 아내 이세벨이 그의 생명을 취하려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엘리야는 광야로 숨었다. 너무나 극심한 두려움에 홀로 숨어서 하나님께 죽기를 간청하기에 이르렀다. 하나님은 그를 위하여 천사를 보내셔서 위로하시고 먹을 것을 주셨다. 너무나 큰 두려움 속에서 혼자 남아 외로워하는 엘리야를 위하여 하나님은 세미한 음성을 통해 새로운 임무를 맡기신다. 그리고 그를 대신하여 하나님의 일을 이어나갈 후계자인 엘리사를 택하게 하신다.
엘리야는 성경에 기록된 죽음을 맛보지 않고 하늘로 올리워간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 되었다. 그는 강력한 선지자였으며, 능력 있는 선지자였다.
하지만 그에게도 고독의 시간이 필요했다. 고독의 순간에 그는 하나님을 더욱 직접적으로 체험했고, 하나님의 돌보심을 통해 새 힘을 얻어 사명을 감당할 수 있었다.
"그리스도를 본받아"(The Imitation of Christ)를 쓴 15세기의 네덜란드의 신학자 토마스 아 켐피스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에게 고독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더욱 닮아갈 것을 가르쳤다. "내면의 영성에 도달하기를 원하는 자는 군중을 떠나야 하며 예수님과 함께 어느 정도의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 많은 시간을 자기 집에서 조용히 보내지 않는 한 어느 누구도 군중 속에서 평안함을 누리지 못한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말했다. "자신의 영적인 삶을 등한시한 채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다른 사람을 위해 기적을 행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작은 방에 조용히 누워 자신의 영적인 성장을 염려하는 것이 더 낫다."
토마스 아 켐피스의 말을 들으면서 우리의 삶의 모습을 살펴본다. 너무나 분주하다. 너무나 업적과 공로주의에 빠져 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데 소홀하다. 자신의 마음의 동기조차 살피지 못한다. 머리는 명철을 잃었고, 마음은 수많은 감정에 요동치며, 영은 하나님과 세상 사이에서 방황한다. 그 틈을 사단이 비집고 들어와 현대인들을 밀 까부르듯이 까부르고 흔든다.
엘리야의 경우를 보면서 귀중한 영적 교훈을 얻는다. 만일 그가 시냇가에서 고독의 순간을 보내지 않았다면 진정으로 하나님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엘리야는 고독의 순간을 통해서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고, 하나님의 위로를 받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받았고, 하나님께서 친히 먹이시고 돌보시는 경험을 했다. 그러한 안식을 통해 그는 새힘을 얻어 위대한 하나님의 일을 행할 수 있었다.
우리가 진정으로 하나님 안에서 안식을 누리지 못한다면 참다운 사명을 발견할 수 없다. 하나님은 안식과 충분한 영적, 육적 쉼을 통해 미래로 나아갈 사명과 비전을 이룰 수 있는 지혜와 능력을 공급하신다. (레노바레 성경, p.661-3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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