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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토리/에세이

목련

목련


  봄이 다가오면 항상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것이 있다. 바로 목련이 피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학명은 마그놀리아 코부스(Magnolia kobus). 학명을 알고보니 "마그놀리아"라는 영화도 생각난다. 조금은 신비하고 괴기한 느낌의 영화이다. 하늘에서 개구리가 비처럼 쏟아지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목련은 쌍떡잎식물로 미나리아재비목에 속하며 목련과의 낙엽교목으로 분류된다. 식물도감을 찾아보면 신이(辛夷)라고도 한다고 했다. 숲속에서 자라며, 줄기는 곧게 10m 내외로 자라며, 가지는 굵고 많이 갈라진다고 되어 있다. 잎눈에는 털이 없으나 꽃눈의 포(苞)에는 털이 다닥다닥 나 있다. 잎은 넓은 달걀모양 또는 타원형으로 끝이 급히 뾰족해지고 앞면에 털이 없으며 뒷면은 털이 없거나 잔털이 약간 있다. 잎자루는 길이 1∼2cm이다.

  꽃은 4월 중순부터 잎이 나기 전에 피는데, 지름 10cm 정도이고 꽃잎은 6∼9개이며 긴 타원형으로 백색이지만 기부는 연한 홍색이고 향기가 있다. 3개의 꽃받침조각은 선형으로 꽃잎보다 짧으며 일찍 떨어진다. 수술은 30∼40개이고, 꽃밥과 수술대 뒷면은 적색이다. 열매는 5∼7cm로 곧거나 구부러지고 종자는 타원형이며 외피가 적색이다. 관상용으로 심는다. 분포지는 한국(제주)·일본 등지이다.

  이 목련은 겨우내 피울 듯 말 듯 꽃봉오리는 조금 내밀고 있다가 봄기운이 돌면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벌써 하얀 속살을 드러낸다. 그래서 신비롭다.

  학창시절에는 “목련 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 ” 하며 목청 높여 노래를 불렀던 기억이 난다. 박목월 시인의 가사에 곡을 봍인 “4월의 노래”이다. 어느덧 중년을 넘어서 중후한 목소리로 부르는 양희은의 “목련”도 생각난다.

  목련은 그렇게 순결하게 피었다가 질 때면 너무나 처참한 모습이어서 또 가슴을 아리게 하는 꽃이기도 하다. 마치 기진맥진하여 생을 다한 어느 노인처럼 그렇게 바닥에 쓰러진 모습이 된다. 너무나 험악한 세상살이에 순결함을 잃어 처참해진 모습 같아서 슬프게 한다.  

  종종 자목련을 볼 때면 색다른 느낌을 받는다. 하얀 목련보다 화려한 감을 주지만 금방 실증을 느끼게 되는 것은 왜일까?

  최근에 교회 주변에서 새로운 목련을 보았다. 꽃송이가 잘고 탐스럽도록 다닥다닥 붙어있는 목련이다. 혹 다른 꽃인지는 모르겠는데, 살펴보면 영락 없는 목련이다. 보통 보는 목련보다 탐스러운 느낌을 준다.

  고등학교 시절 불렀던 그 노래를 부르면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문득 그 시절이 그리워 목청껏 노래를 불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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