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묵상>
위쪽은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아래쪽은 폭염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습도가 높아서 그런지 밤새 잠을 설치고, 몸은 천근만근 무겁습니다.
그래도 오늘부터 우리교회는 다시 교회에 모여서 예배를 드리기로 하였기 때문에 마음이 설레는 주일 아침입니다.
아직 광주광역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발령 중이지만,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서 다시 교회 모임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아직 여러 가지 여건이 어렵지만, 그래도 어려움을 꿋꿋하게 인내하며 이겨나가는 성도님들을 보면 감사한 마음입니다.
모두가 함께 예배드리면서 새 힘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너 시온아, 깨어라, 깨어라! 힘을 내어라.”(이사야 52:1a)
<성경통독말씀 살펴보기>
◎ 이사야 50장은 ‘이것 보아라, 너희가 팔려 간 것은 너희의 죄 때문이다. 너희 어머니가 쫓겨난 것은 너희의 죄 때문이다.’(1절 하반절)는 구절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에 고난이 닥친 것을 이스라엘의 죄 때문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들을 구원하실 메시아의 순종에 대해서 말씀합니다.
“주 하나님께서 나를 학자처럼 말할 수 있게 하셔서, 지친 사람을 말로 격려할 수 있게 하신다. 아침마다 나를 깨우쳐 주신다. 내 귀를 깨우치시어 학자처럼 알아듣게 하신다. 주 하나님께서 내 귀를 열어 주셨으므로, 나는 주님께 거역하지도 않았고, 등을 돌리지도 않았다.”(4, 5절)
◎ 이사야 51장은 구원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말씀을 듣고 순종하라는 권고와 함께 위로의 말씀과 더불어 회개를 촉구하는 말씀입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을 괴롭히던 나라들을 심판하실 것이라고 말하면서 예루살렘을 향하여 다음과 같이 말씀합니다.
“내가 너의 손에서, 비틀거리게 하는 그 잔 곧 나의 진노의 잔을 거두었으니, 다시는 네가 그것을 마시지 않을 것이다.”(이사야 51:22).
◎ 이사야 52장 1-12절까지는 ‘너 시온아, 깨어라, 깨어라, 힘을 내어라!’는 구절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구원을 선포하시면서 이스라엘의 영적 각성을 촉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구원과 통치의 소식을 전하는 발걸음의 아름다움을 노래합니다.
“놀랍고도 반가워라! 희소식을 전하려고 산을 넘어 달려오는 저 발이여! 평화가 왔다고 외치며, 복된 희소식을 전하는구나. 구원이 이르렀다고 선포하면서, 시온을 보고 이르기를 "너의 하나님께서 통치하신다" 하는구나.”(이사야52:7).
◎ 이사야 52장 13절 – 53장은 우리가 사순절 때마다 읽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며 기도하는 “고난의 종”에 대한 말씀입니다.
그분은 겸손의 모습으로 오십니다.
멸시와 천대와 버림을 받으십니다.
고통과 질병을 겪으십니다.
이러한 모든 것은 결국 우리가 겪어야 할 것을 대신 겪으신 것입니다.
그리하여 다음과 같이 말씀합니다.
“그는 실로 우리가 받아야 할 고통을 대신 받고, 우리가 겪어야 할 슬픔을 대신 겪었다. 그러나 우리는, 그가 징벌을 받아서 하나님에게 맞으며, 고난을 받는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가 찔린 것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고, 그가 상처를 받은 것은 우리의 악함 때문이다.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써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매를 맞음으로써 우리의 병이 나았다.”(이사야 53:4,5).
고난의 종이 이렇게 극심한 고난을 당하는 것은 결국 ‘그는 많은 사람의 죄를 대신 짊어졌고, 죄 지은 사람들을 살리려고 중재에 나선 것이다’(이사53:12b)는 말씀을 이루기 위함입니다.
<생각해보기>
● 베드로전서 5장 8-9절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고 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깨어 있으십시오. 여러분의 원수 악마가, 우는 사자 같이 삼킬 자를 찾아 두루 다닙니다. 믿음에 굳게 서서, 악마를 맞서 싸우십시오. 여러분도 아는 대로, 세상에 있는 여러분의 형제자매들도 다 같은 고난을 겪고 있습니다.”
로마 제국이 그리스도인들과 교회에 대해서 극심한 박해를 가할 때에 사도 베드로는 그 모든 것을 이기는 방법이 ‘정신을 차리고 깨어 있는 것이며’, 또한 ‘믿음에 굳게 서서, 악마와 맞서 싸우는 것’이라고 말씀했습니다.
요즘 우리나라가 그러할 때입니다.
그 싸움은 외부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부에도 있습니다.
이 위기와 고난의 순간을 이기면 우리나라는 더욱 정금같이 빛나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오늘 읽은 이사야 53장 11절은 ‘고난의 종’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고 있습니다.
“고난을 당하고 난 뒤에, 그는 생명의 빛을 보고 만족할 것이다. 나의 의로운 종이 자기의 지식으로 많은 사람을 의롭게 할 것이다.”
● 독일의 성서학자 베른하르트 둠(Bernhard Duhm, 1847-1928)은 1892년에 쓴 이사야서를 주석하면서 이사야서에는 네 개의 ‘하나님의 종의 노래’(the song of the servant of God)가 들어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본문들은 이사야 42장 1-9절, 49장 1-7절, 50장 4-9절, 52장 13절-53장 12절입니다.
메시아는 고난의 종의 모습으로 오실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의 종의 노래’의 내용은 하나님이 한 종을 택하셔서 세상을 구원하시며 다스리게 하실 것이지만, 심하게 핍박을 받을 것이며, 또한 다른 사람들의 죄의 대가를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을 희생하고, 결국에는 큰 보상을 받게 될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 고난을 받는 종이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었습니다.
개인이라고 보는 견해로부터 시작하여 유대교 학자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비유로 해석했고, 어떤 이들은 모세, 스룹바벨, 여호와킴이라고 보는 학자들도 있었으며, 심지어는 페루시아의 키루스 2세(성경에는 고레스 왕으로 나오며, 포로로 끌려갔던 유대인들을 해방시킨 왕)라는 등 다양한 해석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기독교 교회는 ‘하나님의 종의 노래’에 나오는 이 종(servant)을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로 해석합니다.
누가복음을 보면 예수님 자신도 유대 회당에서 이사야서의 61장 1절 이하의 말씀을 읽으시고, 이것이 오늘날 이루어졌다고 말씀하시면서(누가복음4:16-22) 이사야가 예언한 메시아와 자신을 동일시하셨습니다.
복음서의 저자들과 베드로전서 2장 22절 이하와 사도 바울의 서신들은 바로 ‘하나님의 종의 노래’가 나오는 이사야서 53장을 인용하면서 예수님이 그리스도임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이사야 40-55장에 나와 있는 ‘하나님의 종의 노래’는 모두 메시아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모신 제자들은 그분이 걸어가신 고난의 길을 함께 걸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믿음의 분량만큼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십자가의 고난의 길을 피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의 대속적 은혜로 얻게 될 부활의 영광과 열매만을 구하는 어리석은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또는 우리가 반드시 나눠서 짊어져야 할 분량까지도 예수님께 모두 떠맡겨버리는 무책임한 제자들이 되어서도 안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부르셨을 때 먼저 ‘나를 따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을 따르는 것(제자도)’이 곧 ‘예수님을 믿는 것’입니다.
이 둘은 서로 분리되거나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입니다.
‘따름’이 곧 ‘믿음’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가 ‘예수 따르미’가 되어 살아갑니다(한완상 교수의 표현).
우리의 영성은 예수님께서 인간으로 오셔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것만큼 따라가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일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고, 온전한 사람이 되어서, 그리스도의 충만하심의 경지에까지 다다르게 됩니다.”(에베소서 4:13)라는 말씀처럼, 우리는 예수 따르기를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인간의 모습으로 오셔서 인간이 다다를 수 있는 믿음의 분량이 어디까지인지를 직접 보여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예수님을 닮아가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예수님 닮아가기(imitatio christi)!
이것이 바로 예수님의 제자됨이고, 예수님을 믿는다는 증거입니다.
예수님을 온전히 믿는 사람들은 그분을 믿고 혼자만 덕을 보며 잘살겠다고 하는 이기적인 신앙인이 아니라 예수님처럼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부대끼며 그들을 섬기면서 사는 사람들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그리스도인은 공의를 실천해야 합니다.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하나님의 종’이라는 사실과 하나님의 종의 모습을 인간의 몸으로 가장 잘 살아내신 분이 바로 우리의 주님이신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을 본받아 공의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기도할 때 흔히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시는 하나님’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말을 하나님께만 적용하지 말고 우리에게도 적용해야 합니다.
우리도 주변의 상한 갈대를 꺾지 말고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 그런 하나님이시라면 그 하나님이 우리도 당신과 같이 살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되새겨보아야 할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고 있는 것은 하나님의 종들은 이 세상의 초라하고 빈천한 대상들을 밀쳐내지 말고 끝까지 돌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죽어가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그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희망을 주며 격려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그리스도인들은 뭇 나라의 빛이 되어야 합니다.
흩어진 이스라엘을 다시 불러모으셔서 뭇 나라의 빛이 되게 하시는 것처럼,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부르셔서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뭇 사람들에게 빛을 비추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또한 하나님의 말씀을 밝히 깨닫고 마음이 상하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격려와 희망의 말씀을 전해야 하며, 또한 우리의 영적인 귀가 활짝 열려서 하나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순종하는 삶을 살아가며,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으로서의 사명을 잘 감당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그리스도인들은 십자가의 고난의 길을 마다하지 않고 어떠한 고난과 멸시와 천대와 환란이 있더라도 믿음으로 이기며 하나님의 나라를 소망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그리하면 마지막 때에 주님의 영광에 함께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참고, 차준희 지음, 『예언서 바로 읽기』, PP. 60-69>
우리의 구원자이시며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스리시는 평화와 의의 나라를 소망하며 기도하는 아침입니다.
감사합니다.
<2020. 08. 02. 주일 아침에 쓰다.>
노용찬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