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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가족상담소/이런 생각은 어떻습니까?

쓰고 난 세면대 물기를 닦아주는 센스

<090308인생상담> After - U Campaign 배려가 있는 사회 아름다운 사회!


쓰고 난 세면대 물기를 닦아주는 센스


  지난 3월 1일은 결혼 26년 때 되는 결혼기념일이었다. 그 날이 주일이어서 바쁘게 보내고, 다음날인 지난 월요일에 아내와 함께 영화를 보았다. ‘워낭소리’라는 영화인데, 독립영화로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 다큐멘터리 식으로 찍은 영화였다. 산골 마을의 한 늙은 부부와 황소 한 마리의 삶을 기록한 영화인데,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영화가 흡인력이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남겨주는 여운도 꾀나 길어서 한동안이나 황소의 눈에 흐르는 눈물이 눈에 어른 거렸다.

  그날 아내는 정기검진을 위해 병원에 가야 하는 날이어서 병원에 갔다가 오는 시간을 맞추어 나는 먼저 극장에 가서 표를 끊었다. 아내가 오는 것을 기다리다가 화장실에 들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화장실에 들렀다. 그런데 그날따라 화장실이 조금 지저분해 보였다. 88 올림픽 이후로 우리나라의 화장실이 많이 깨끗해진 것은 사실이다. 깨끗해진 화장실은 사용하기도 그만큼 편안하고, 일을 보고 나면 기분도 상쾌하게 만든다. 아마도 그것은 화장실 청결문화를 사명으로 알고 전재산까지 털어 운동단체를 만들고 애썼던 어느 전직 국회의원 덕이 아닌가 생각된다.

  하지만 그 깨끗한 화장실을 사용하는 시민들의 태도는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것 같다. 청소하는 분들이 관리를 하지 않으면 금세 어지럽혀지고 더러워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세면대에서 손을 씻을 때에 물이 여기 저기 튀기 마련이다. 그러면 그 튄 물을 닦아주는 것이 뒤에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예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대부분은 세면대를 엉망으로 만들어놓고도 그대로 나가버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손의 물기를 씻는 종이 티슈를 사용하는 경우도 보면 너무 많이 써서 낭비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쓰레기통에 제대로 넣지 않고 가버리는 경우가 많다. 분명히 종이 티슈를 담은 상자 위에는 “한 장만으로도 족합니다”라고 쓰여 있지만 그 글귀가 무색하다. 그 밑에 쓰레기통이 분명히 놓여 있지만 여기저기 손을 씻어 젖은 종이 티슈가 던져져 있다.

  영화관 안으로 들어가 봐도 팝콘이나 종이컵이 여기 저기 떨어져 있고, 영화가 끝난 다음 들고 들어들어갔던 팝콘과 음료수를 담았던 종이컵과 남은 음료수를 쓰레기통에 제대로 분리하여 넣지 않아서 분리수거 통이 무색해지는 경우도 보았다.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공중도덕과 예절이 다시금 강조되어야 하는 시절인 것 같다. 경제가 어렵다고 하니 사회가 어수선해지는 것 같다. 심리적 아노미 현상은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게 만든다. 어려울수록 서로 간에 지켜야 할 약속과 질서들을 잘 지킨다면 상쾌하고 밝은 나날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이것도 서로를 배려함으로써 우울한 하루 하루를 더욱 상쾌하게 만드는 센스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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