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변할 수 있을까요?
어떤 청년이 찾아와서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자신의 타고난 성격의 문제를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물었습니다.
“내가 과연 변할 수 있을까요?”
“내 문제가 정말로 해결될 수 있을까요?”
“사람의 성격이 변할 수 있는 건가요?”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일수록 이런 더욱 간절하게 묻습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한계에 부딪힐 때 절망하면서 외칩니다.
“사람의 운명은 결코 거부할 수 없는 것인가?”
청년의 간절한 절규와 같은 말을 들으면서 요한복음 3장이 떠올랐습니다. 니고데모 역시 이 청년과 같은 고민을 안고 있던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니고데모 이야기는 예수님께서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킨 사건과 성전 청결사건 이후에 나옵니다. 그러한 소식들은 바리새인인 니고데모의 마음을 끌어당기기에 충분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율법에 충실한 바리새인이었지만 인생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풀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분이라면 답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예수님의 답변은 의외였습니다.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
예수님의 질문은 “네 자신을 알라”라고 외쳤던 소크라테스의 질문을 연상시킵니다. 마치 동문서답처럼 보이는 예수님의 질문은 스스로의 의문점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질문이었습니다.
니고데모는 예수님의 질문에 당황하여 묻습니다. “사람이 늙으면 어떻게 날 수 있사옵나이까. 두 번째 모태에 들어갔다가 날 수 있사옵니까?” 이것은 결코 회의적인 질문이 아닙니다. 자신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예수님의 말씀에 대해서 진지하게 되묻는 것입니다. 니고데모는 변화되기를 원하면서도 스스로 변화될 수 없는 인간의 한계라는 난관을 해결하려고 몸부림쳤던 사람이었기에 진지하게 토론합니다. 그렇게 하면서 깨우쳐 갑니다.
예수님은 다시 말씀하십니다.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 예수님은 비로소 거듭남과 하나님의 나라를 연결시켜서 말씀하십니다. 그것이 바로 니고데모의 일생의 질문과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내가 어떻게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가?”
거듭난다는 것은 ‘처음부터 완전하게, 근본적으로’라는 의미와 ‘다시, 두 번째로’라는 의미와 ‘위로부터, 하나님으로부터’라는 세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물은 깨끗하게 씻는 것을 상징합니다. 성령은 능력을 상징합니다. 그러므로 물과 성령으로 거듭난다는 것에는 우리를 깨끗하게 하는 것과 강하게 하는 그리스도의 능력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거듭난다는 것은 하나님의 절대적인 능력으로 처음부터 완전하게 다시 태어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령의 능력은 우리로 하여금 죄에 대해서 깨닫도록 하시는 능력이요, 회개하고 거듭나게 하시는 능력이요, 새로운 존재로 지속적으로 살아가도록 하시는 능력인 것입니다.
이 성령의 능력으로 거듭나는 것에 대해서 예수님은 바람을 비유로 설명하십니다. 바람은 볼 수도 없고, 어디서 불어오는지 모르지만 우리는 그 힘을 분명히 느낍니다. 그와 같이 성령도 볼 수 없으되 우리는 그 능력의 결과는 분명하게 보는 것입니다. 거듭남은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분명하게 보이는 변화입니다.
청년은 니고데모의 이야기를 듣고서야 비로소 마치 바람처럼 보이지 않으나 분명히 힘이 있고, 만질 수 없으나 확실히 자신을 감싸고 있는 능력을 깨달았습니다. 그 순간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불일듯 일어나는 열정을 느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열정, 하나님 나라에 대한 열정! 그러자 신비하게도 그의 삶은 이미 변화되어 있었습니다. 자신을 보는 눈이, 세상을 보는 눈이, 삶의 의미와 방향이 달라져 있었던 것입니다.
2010년 10월 2일 성결신문
노용찬 목사(서호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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