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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가족상담소/세상엿보기

탕감(蕩減)

탕감(蕩減)


  경제가 어려워지면 여기저기 파산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자금이 회전되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도 그렇지만 건실했던 기업도 부도가 나서 파산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개인이나 기업이 많아지게 되면 결국에는 사회 전체가 어려워지게 된다. 그래서 나라에서는 구제책을 펴기 마련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개인의 문제로만 보기 때문이다. 개인이 잘못해서 겪는 일인데 왜 나라가 나서서 도와주느냐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보지 못해서 하는 말이다. 이 세상의 부조리나 악의 문제는 결코 개개인만의 문제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구조의 모순과 경제구조의 모순, 때로는 그러한 사회구조 뒤에 숨어 있는 악의 문제로 개인이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라에서는 구제책을 내놓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정신은 성경말씀에도 나타난다. 신명기 15장 1-23절에는 면제년 규례와 종을 놓아주는 규례, 맏배 짐승 봉헌에 관한 규례 등이 나타나 있다. 면제년 규례는 안식년마다 형제의 채무를 면제해 주는 것을 말한다. 이 규례의 목적은 사회에서 가난한 자들이 없게 하기 위해서였다. 같은 의미에서 가난한 이웃이나 형제가 있을 때에는 넉넉하게 꾸어주어야 했다.

  안식년이 되면 종에게도 역시 자유를 주어야 했다. 그에게는 양무리와 타작 마당과 포도주 틀에서 취한 것을 한 밑천 될만큼 후하게 주어서 내보내야 했다. 이것은 노예에서 해방된 자가 가난으로 인하여 다시 노예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러한 규례는 첫째로 이스라엘 민족이 애굽에서 종살이 했던 경험을 기억하기 때문이요, 그러한 고난과 역경에서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은혜로 말미암아 해방되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둘째는 이웃사랑에 근거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을 사랑하면서 동시에 이웃을 사랑하라고 하였다. 그 사랑은 감정적인 것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이고 구체적으로 나타나야 했던 것이다.

  우리도 또한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은혜로 죄의 종이 되었다가 해방되어 구원받은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서로의 허물을 용서하며 용납해야 한다. 그리고 이웃 사랑을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할 것이다.